중국이 북한 돕는 한 수백 명의 김정일 나올 수 있어

Published June 26, 2009

UBC 북한외교 세미나

UBC 한국학연구소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화정평화재단 공동주최로 열린 ‘북한외교정책 분석’ 세미나가 25일과 26일 UBC 내 C.K.Choi 빌딩에서 열렸다.

세미나 첫날 참석자들은 탈북자, 경기부진, 식량난 등 북한 사회 내부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북한 외교정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하고 토론했다.

첫 번째 발표자 루디거 프랭크(Frank) 비엔나대 교수는 최근 10여년 간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분석한 결과 신보수주의가 강화되고 있지만 북한 정권과 주민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 우월감이 자본의 힘에 의해 부패되기 시작하면 체제 붕괴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세미나를 주관한 박경애 UBC 교수는 탈북자를 주제로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서 탈북자를 학력/나이/출신 지역 등 다양한 틀로 분석하면서 이들이 급증한 이유가 정치적 입장 차이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탈북자 관련 단체 중 단 4%만이 정치단체일 만큼 탈북자 스스로 정치에 관심이 크지 않아 이들이 북 정권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측했다.

이어 마크 매닌(Manyin) 미의회조사국 동아시아 연구원과 헤이즐 스미스(Smith) 영국 크랜필드대 교수는 각각 경기부진과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식량난이 외교 정책에 미치는 영향과 나아갈 방향을 연관 지어 발표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최근 불거진 후계자 문제와 관련, 김정운의 위상이 보장 받지 못할 것이라는 한 토론자의 말에 유상영 연세대 교수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말을 빌어 중국이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한 북한에서는 얼마든지 수백 명의 김정일이 나올 수 있다고 반박해 후계자의 자질보다는 정치 외교적 역학 관계에 따라 그 존재가 인정 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미나 둘째날은 한미를 포함한 세계 정세가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북 정권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세계의 북한에 대한 지원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지와 관련, ‘북핵퍼즐(원서명 China Rising)’의 저자 데이비드 강 USC교수가 북한에 대한 포용전략을 설명했고 브루스 커밍스(Cumings) 교수는 오바마 정권의 북한에 대한 입장을 분석했다.

첫날 토론이 이어지며 세미나가 예정보다 늦게 마무리됐지만 연아 마틴(Martin), 베리 데볼린(Devolin) 연방 하원의원, 강정식 영사 외 약 40명의 청중도 끝까지 참석해 학자들의 토론을 지켜보며 북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밴쿠버 중앙일보
글=이광호 기자, 사진=장재하 기자 09-06-26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