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미 두 나라 더 자주 접촉해 신뢰 쌓아야,” August 15, 2007

북미 두 나라 더 자주 접촉해 신뢰 쌓아야

지난 90년 대 중반부터 민간 자격으로, 그리고 캐나다 대표단의 일원으로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 지난 2001년 캐나다와 북한의 국교수립 과정을 지켜봤던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UBC) 정치학과 박경애 교수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지난 7월 중순에도 북한을 방문했던 박 교수는 앞으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두 나라가 보다 자주 접촉해 서로 간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2001년 북한과 캐나다 수교과정에서 두 나라 중 누가 더 적극적으로 이를 주도했나?

답: 서로 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전에는 북한 핵문제 때문에 진전이 없다가 남한에서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햇볕정책이 추진되고 북한의 대외정책도 많이 유연해졌다. 2000년 들어서 북한이 유럽 등 다른 나라들과 많이 국교정상화를 했다. 북한이 그러한 정책을 취했을 때 캐나다도 북한을 포용하는 정책을 취한 것이다.

문: 캐나다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그간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왔는데 수교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나?

답: 두 나라가 국교를 수립하는데 100% 만족해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수교를 한 나라들 사이도 나빠질 수 있는 것이다. 캐나다는 여전히 인권문제나 핵문제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이다. 인권에 관한 우려는 많이 있었지만 인권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교를 맺지 않고 바깥에서 비판만 하는 것보다 캐나다 정부처럼 국교를 맺고 북한 측에 인권 등 여러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문: 북한과 캐나다의 수교과정을 직접 지켜봤는데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전망을 해 준다면?

답: 북한과 캐나다 사이에는 당시 정치적으로 커다란 장애가 될 문제는 없었다. 미국하고는 상황이 많이 틀리다. 주한미군 문제도 있고 북미 사이에는 적대감이 무척 커 상호 신뢰구축이 필요한 만큼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시간이 무척 많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일방적인 요구를 하기보다는 서로 양보를 해야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과거 계속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뭔가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양국 관계에 별 진전이 없었다. 북미관계 정상화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계속해서 두 나라가 만나서 한 단계 한 단계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오래 계속돼야 양국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 하지만 최근 일각에서는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폐기 과정에 따라 아주 급속히 북미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답: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부시 행정부가 처음부터 지금같이 북한에 유연한 정책을 써 6자회담이 잘 진전됐다면 훨씬 시간도 절약되고 또 지금 북한 핵문제 상황이 더 나아졌을 수 있다고 본다. 여하튼 부시 행정부 입장에서 이라크 문제도 잘 풀리지 않은 상황이고 또 미국 대통령 선거도 있기 때문에 더 유연한 대북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두 나라가 서로 화답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물론 그 과정에서 돌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시간은 걸릴 것이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여건이 성숙되면 한국전 종전선언도 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충분히 북한 측이 화답을 하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 잔여 임기 동안 계속 유연한 대북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문: 이달 예정인 남북정상회담에서 남한이 북한의 핵문제 해결 진전과 연계없이 대규모 대북경제지원에 나서면 곤란하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답: 6자회담 참가국들이 우려를 표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남한 정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의 무조건적인 대규모 경제지원이나 합의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 또 일각에서는 이번 남북회담에서 남북한 정상들이 평화선언을 하고 올해 안에 미국과 중국 정상들도 함께 4자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답: 너무 이른감이 있는 것 같다. 아직 핵문제 해결 과정이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고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라든지 핵 목록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4자 정상이 모여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Source: http://www.rfa.org/korean/in_focus/nk_us_more_contacts-2007081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