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ongang Ilbo, “이라크식 침공으로 북 정권 붕괴 불가능,” February 6, 2007

“이라크식 침공으로 북 정권 붕괴 불가능”

북한이 정권유지나 안보를 위해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9.11 이후 미국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비롯해 많은 인권을 침해하는 것과 같은 상황인식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평통) 캐나다협회 밴쿠버지회(회장 신두호 박사)가 주최하고 UBC 한국학연구소(소장 도날드 베이커 교수)가 후원한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지난 2일 UBC에서 열렸다.

세미나에는 미국 조지아대학 세계문제연구소 소장 박한식 교수와 UBC 아시아문제 연구소 박경애 교수가 주제 발표자로 나왔다.

북한이 왜 현재와 같이 행동하는 지에 대해 학문적인 입장에서 설명을 한 박한식 교수는 ‘북한의 인권문제는 어떻게 이해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관계자들도 ‘서구사회의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에 분명히 정치범이 있다고 말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북한의 국가안보 차원에서는 이들은 범죄자’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미국도 9.11사태 이후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관타나모와 같은 수용소를 운영하고 또 내국인에게도 공항에서 보안검색이라는 이유로 신발을 벗게 하는 등 인권을 유린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비행기로 여행을 할 때 왜 이렇게 까다롭게 검색을 하느냐고 물으면 보안요원들이 ‘오렌지, 오렌지 레드 다음으로 국가 안보가 위험한 상태이니 명령에 따르라’라는 말을 듣는다”고 예를 들었다.

박 교수는 강연을 통해서 “김정일이 미쳤다고 비판하기 전에 왜 북한이 지금처럼 행동하는 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1. 반 일제 정서 위에서 세워지면서 항일운동가인 김일성의 집권이 가능했던 점, 2. 한국전쟁 때 미군의 융단폭격으로 북한 전역 특히 평양에는 건물이 단 하나도 남아나지 못했던 경험, 3. 냉전시대 남한은 미국에 의한 보호를 매우 환대했지만, 공산진영은 중국과 소련으로 나뉘어져 어느 편에도 설 수 없었던 점을 들었다.

박 교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주체사상이 탄생했고 현재도 김정일이 아닌 김일성이 북한을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식 북한 침공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인가에 대해 “이미 1백 미터 지하에 건설된 지하철이 방공호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또 미국과 소련, 영국 등 핵 보유에 성공한 국가가 핵을 포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길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4가지 가능성도 제시했는데 1. 우선 핵무기는 포기해도 과학자의 머리 속에는 이미 핵기술이 있어 보상에 따라 포기하는 것 2. 북한 핵무기 개발 성공 후 일본, 중국, 대만, 한국 등이 핵무기 개발 경쟁을 벌일 경우 북한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할 때 3. 아직 북한의 핵무기가 정교하지 못한 점 그리고 4. 6자회담을 통해 미국 등 주변국이 많은 것을 양보할 때 등이다.

‘북한은 붕괴할 것인가?’는 주제를 발표한 박경애 교수는 정권붕괴가 경제위기, 경제개혁 시기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은 예외적인 상황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동유럽의 공산정권 붕괴와 같이 혁명을 일으킬 대중적인 사회조직도 존재하지 않고 또 국제적인 교육을 보낼 때도 미국에는 과학자를, 그리고 정치인문계열은 자기와 체제가 비슷한 곳으로 보내는 등 외부의 사상이 침투하는 것을 방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박 교수는 “지도자간 갈등에 의한 붕괴도 이미 한국전 이후 김일성이 경쟁상대를 다 숙청했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으며 외국에 간 정치 망명가나 지원 세력과의 연계도 사실상 차단돼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박교수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 내부에서 정권교체가 미국의 침략전쟁에 의한 정권붕괴보다 더 어렵다는 것에 기인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 놓았다.

한편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 박한식 교수가 생산력이 다소 회복돼 1990년대와 같이 길거리에서 굶어 죽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수잔 리치 총재는 “평양이 가장 식량사정이 좋은데 25%가 기아상태”라며 “북한의 식량사정은 1990년대보다 나아졌을 뿐 아직도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충주 총영사, 오추카 일본 총영사와 수잔 리치 퍼스트스텝스 사무총장 등을 비롯해 평통위원과 UBC학생들이 몰려 들어 최근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한 인기를 반영하듯 행사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표영태 기자, 이지원 인턴기자

Source: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576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