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정 위한 캐나다 역할은?”

Published September 23, 2010

“북한·서방 연결하는 ‘게이트오프너'”
마이크 치노이 전 CNN특파원 한반도 세미나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캐나다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21일 오후 UBC에서 한국학연구소(소장 박경애 교수)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정세 세미나에서 만난 마이크 치노이(Chinoy·사진) 미 남가주대 미중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미국이 남·북한과 모두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있는 캐나다나 호주 등 강중국(미들파워·middle power)에 일정 부분 역할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무척 작을 것”이라며 “워낙 미국의 역할이 크고 북한 또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기대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중재할 여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이 북의 공격 때문이라는 캐나다 정부 입장을 대하는 북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과 북한에 캐나다를 대표하는 대사가 서울에 상주하며 북에는 일 년에 두 차례만 방문하지 않느냐”며 아무래도 캐나다가 한국에 더 가까울 수 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치노이 연구원은 “북한도 이런 태도를 잘 알고 있다”며 “단, 캐나다는 북한과 서방세계를 연결하는 ‘게이트 오프너(gate opener)’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는 미리 준비한 좌석이 다 차 일부는 바닥에 앉거나 서서 강연을 들을 정도로 많은 청중이 몰려 북한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강연은 1994년 1차 북핵위기 이후 북한의 핵 보유 관련 내용을 시간적 흐름에 따라 진행됐으나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치노이 연구원은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기존에 맺은 협의가 이어지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며 “부시 정권 내내 긴장상태였던 양국 관계에 미루어 핵을 자체 보유하고 있어야 미국과의 대화에서 동등한 위치 및 안전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 관계 또한 노무현 정권에서 비교적 순조로왔던 반면 이명박 정부가 보이는 강경한 입장으로 인해 대립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이광호 기자 kevin@joongang.ca 10-09-23